생명을 위한 삶


바람 앞에 등불 같은 것이
인생이라고 하면 초라할까
황태자로 태어나 호례호식 하다가
이국 그것도 만인이 보는 가운데 
독살당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어디에 놓고 살아야
잘 살았다 할 것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하고
깊게 생각하는 아침이다
뭘 어떻게 살 때
오늘 죽음이 온다 해도 
초연해 질 수 있을까
그건 죽을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도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살지만
공포에 질린 사람은 죽는다
그건 자신의 변화의 무게에 눌려
결국 정신이 무너지고 
몸이 망가짐으로 해서 
더 이상 스스로를 못 이기고
하늘이 내린 생명을 못 지켜
영육의 면역력을 파괴하여
스스로의 문을 닫고 만다
해서 이순신 안중근 나폴레옹도
공히 합창이라도 하듯
必死卽生 죽고자하면 살 것이고 
必生卽死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다
위기일수록 초능적 정신을 요구해
다해가는 촛불도 다시 살게 하는
殺身精神을 요구했다
더 높은 차원에서 그분은 말씀하시기를
자기목숨을 구하려 하면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과 누군가를 위해 
이타적 삶으로 생명을 바치는 사람은
그냥 생명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까지도 얻을 것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하셨는지
그대가 천하를 다 얻는다 해도
그날이 마지막 날이라면
그 얻음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