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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한다는 것
청한다는 건 무엇인가
이것저것 주세요도 맞지만
그건 아이들 수준의 요구이지
어른들이 그분께 바라는
수준 있는 그런 건 아닐 게다
적어도 그분께 청하려면
그분 격에 맞는 게 뭘까
적어도 내 쪽에서의 준비
옛 어른들의 청함이란
정한 수를 떠 놓고 빌기 전
몸과 마음을 철저히 했고
그 기초 위에 그분과의 대화
그리고 그분이 오실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다 열어
하나가 되어 청하였으니
세상 안 되는 것이 있을까
내가 받기를 원한다면
뭔가 나의 것을 내 드려라
먼저 행하여 베풀면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들로부터 오건
그분으로부터 오건
그 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청하는데도 안 온다면
어찌 안 올까 곰곰이 보라
거기엔 분명 막이 있어
육으로 막고 있지 않다면
마음의 벽이 있어
못 오고 있을 것이다
청한 것을 받으려면
먼저 모든 걸 다 털고
새 봄 맞이하듯
다 완전히 열어 젖혀라
그럼 그 안에 사뿐히
청한 복이 내릴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