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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보여 주세요
그분은 가셨다
속절없이 그분은 가셨다
근데 분명히 말하셨다
반드시 살아난다고
그땐 그 말이 뭔지 몰랐지만
살아오신다는 것을 믿었다
상상의 눈으로 그분 살아남을
아무리 쫓아가 봤지만
잡히는 것이 없어 황망해 하다가
실전처럼 공동묘지를 찾아
배회하다가 묘지 곁에 잠들었다
그리고 깨어보니 뭔가 오싹했다
이천 년 전과는 다르지만 무덤가
그것만은 꼭 같기에
뭔가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
무덤가를 봤다 그리고 직시했다
당신의 부활이 어떤 것인지
당신의 새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곳을 못 떠나겠습니다
두 어 시간 지났을까
무덤 앞에 바위 문 같은 것이
상상으로 다가와 열리더니
벚꽃 잎을 다 떨어 가듯이
세찬 회오리바람 속에
붉은 영이 타오르는 듯하더니
그 속에 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일어나는 것은 분명 그분의 환시
아 이렇게 그분은 부활하셨나
너무 기쁜 나머지 어쩔 줄 몰라 할 때
하늘의 별들이 다가와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충분하니
현실의 부활을 직시함이
어떤가 하며 나를 깨웠다
그리고 그분의 부활을 맞이했다
부활은 이처럼 잠자던
나의 모든 것을 일깨우는 것이며
죽어 있는 이웃의 삶에
거짓말처럼 새 힘을 주어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란 병아리와 같은 것이다.
이인주
그분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