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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한다면
물이 몽땅 얼지 않는 이상
얼음장 밑 물속엔
움직임은 굼뜨지만
그래도 생명들이 살아 움직이고
그 긴 겨울이 언제 물러가나 하지만
보라 이렇게 꽃으로 부족해
초록으로 응답하고 있지 않은가
세상에 나서 한두 번 시련과 역경
그리고 막장 경험까지
그걸 다 넘어 섰기에
이렇게 새 세상을 만나지 않았나
살고자 하는 사람은
살이 다 익어가는 사막에서도
마지막 절규와 희망 속에서
오아시스를 만나 하느님을 찬미하고
자유를 찾아 뗏목 위에 생명을 맡긴
난민들이 망망대해를 떠돌다
혼마저 떠나려는 순간
구름과 함께 비가 내리고
다시 정신을 차려
마지막 연기를 펴 올렸을 때
천사처럼 고운 어부 아저씨
생애 좋은 일 한번 하라고
이렇게 하늘이 제게 기회를 주셨군요
잠시 저희와 함께 머물고
기운차려 희망의 나라로 가세요
이처럼 사람이 의지만 있다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데
이것이 바로 은총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