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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농부의 손길
싱그러운 오월
아카시아가 만개해 흐드러져
코끝을 크게 자극하는 계절
잊어졌던 감성을 자극하고
아직도 잠이 덜 깬 농부에게
이젠 시동을 설설 거시지요
포도밭의 새순들이 부르고 있네요
우리는 때론 엉망진창으로 엉켜 살고
때론 질서와 조화 속에 살며
아주 영적일 때는
그분의 핵심 안에 머물다가
나른한 오후가 되면
흐물흐물 몸과 정신이 풀어지듯
막무가내로 자란 포도 넝쿨처럼
그냥 널 부러지기도 한다
해서 참 농부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한 때가 오고
그때가 되면 멋진 가위 손으로
잘려 나가기 싫으면
정신 똑바로 차리라 하고
포도밭으로 들어서면
전 아니지요 하지만
어느 새 물오른 농부의 손엔
가위 춤이 절로 나고
막걸리가 기다리는 고랑 끝에서
벌써 농익어가는 포도 향과 함께
왜 너희들이 내 안에
꼭 머물러야 하는지를 아냐
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저 멀리서 들려오는듯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