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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정성
세상이 지극정성이면
다 통하고도 남는데
그 지극정성이 난해하다
산속 옹달샘이 하나이면
정말 별 것 아니지만
천개 만개로 늘어나는 순간
계곡하나 만드는 건 시간문제고
강이 흐르는 것도 식은 죽 먹기
허나 그들의 지극정성은
바로 숲이 가꿔지는 그곳에
옹달샘은 기하급수적이다
토끼와 거북의 경기가 보여주듯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도를 닦는 것도 침묵부터이니
정심합일을 위해서는
그분의 시간과 의지 속으로
스며들고 침투해서
그분의 향기가 입이 아닌
몸 전체로 발해야 하니
그분의 정도를 가는 날
하늘은 열려
과연 저것이 될까
그런 것까지도 열매를 맺으니
바윗돌 위에 꽃이 피고
사막이 옥토로 변하며
반드시 없어져야 할 사람
그 사람에게서 희망이 보이니
천년 고목에서도 꽃이 핀다
과연 그런 날이 오겠나 싶지만
그러나 온다
그것도 반드시 온다
단 지극정성이 꼭 필요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