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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도깨비
예수님 동네에 유령이 있었다면
우리 동네엔 도깨비가 있었다
그 많던 유령과 도깨비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물고기 잡으러 갔나
그 어리고 어린 소시 쩍
순진하다 못해 겁이 너무 많아
도깨비처럼 보이는 헛것
그것에 압도되었던 멍청한 시절
세상에 호랑이면 호랑이고
산적을 만나면 무서웠지
웬 유령에 도깨비를 무서워했는지
그래도 당돌한 사내아이들은
막걸리 한말 내기를 걸고
그 험하고 험하다던 공동묘지
한 여름 밤 으르렁 쾅쾅하던
장맛비 사이로 손전등 하나 없이
머리카락을 세워가며 다녀오던 길
사람의 장난 아니면 아무 일 없는
그것을 다 알면서도 겁에 질려
빗물이 동물 뼈에 부딪히면
인을 발하는데 그 빛이 바로
도깨비불 같아 가뜩이나 긴장하는데
으흐흐 하니 무슨 수로 버틸까
제자들도 집채 만 한 풍랑 앞에
아니 물위를 걸어오는 사람 앞에
그냥 나가떨어지며 하는 말
주님 제발 저희를 구해주십시오
‘용기를 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미 구해진 상태인데 뭘 어떻게 더
눈과 마음에 든 두려움을
다 빼놓으신 예수님
나는 오늘 누구의 티나 들보를 빼줄고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