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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신비
용서는 심금을 울리는 것인데
내가 하기 엔 너무 힘들어
누가 대신 해줄 순 없을까
이것저것 핑계를 대다보니
벌서 해는 서산을 타 넘고
하나둘 먼 길 떠나는 형제
여기서 지금 용서 못한다면
영영 만나지도 못할 수 있는데
용기 내어 다가가 보지만
어느 새 마음의 빗장은 내려지고
난 겨우 이정도 뿐이란 말인가
그래도 지는 해를 묶을 수 없어
안간힘 다 써가며 다가가니
새들도 낑낑거리는 내가
참 안 됐다 싶었는지
지들의 친구들 하나둘 불러 모아
한 번 더 용기를 내어 보라고
찍찍 짹짹 응원을 보낸다
원수에 웬수가 돼 있어도
내가 먼저 손 한번 내밀면
한 두 번은 퇴자 맞을까
삼세 번째는 지도 인간인지라
멋쩍어 하며 안 받아줄까 나
이게 참 용서를 청함이고
받아들임의 신앙이기에
그 안에 그분의 참 용서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