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낳는 거룩한 새날

삼교대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왜 주일에 근무를 하나요
하루 벌지 않으면 못사는
일용직 노동자에게 왜 일해요
주일은 교회 나가고 쉬셔야죠
주일 새벽일력 시장을 기웃거리는 
가장을 향해 오늘은 주일인데요
이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고
종교와 하느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그런 말들이 아니겠는가
이래서 하느님은 당신 아들을
친히 이 거친 땅에 파견하시고
그것도 모자라 대속의 희생으로
당신 아들을 스스로 봉헌했다
그날이 바로 거룩한 주일이다
이런 주일을 지키는 것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는 것이며
해서 세상 삶 또한 쉽지 않다
물론 누구나 주일을 잘 지키고
그분 없이도 세상이 순조롭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만은
그분이 다녀가고 함께 계셔도
역시나 이천년 전과 똑같이 
자신의 권리와 권위만을 주장하며
동태복수적인 태도를 고집하는
이들로 세상을 가득 채운다면
늘 논쟁과 분쟁은 끝이 없다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것 하나는
99명이 다 그런 태도로 산다 해도
나 하나만은 정말 그분처럼 산다면
거룩한 주일을 가꾸는 사람으로 
성전이 초록으로 희망을 피울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