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의 기적

난치병이 어려운 것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 나아가
사람자체를 무너트린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질병
그 앞에서 사람들은 한계
그 한계 앞에 무릎을 꿇는다
페스트(역병)는 무섭다 못해
공포에 질려 사람들이 죽었다
측은지심까지도 무너트렸다
그때 그분이 계셨다면 어땠을까
반드시 측은지심이 발동하셨고
그분의 측은지심 앞에 페스트도
발을 멈추고 돌아섰을 것이다
거기엔 반드시 조건이 있다
살고자 하는 의지와 믿음
그것이 하늘도 감동시켜 
무너져 가는 사람을 살린다
본래 사람의 본성 안엔
측은지심이 어딘가에 있다
평소엔 측은지심이 발동 안 되나
위태로운 사태나 아 하는 순간에
즉각 발동하는 것이 측은지심이다
그러나 그것도 살고자하는 의지
그것이 없이는 상대를 못 부른다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
‘하고자 하시면’이 뭔가 기왕이면
‘선생님께서는 저를 깨끗이 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는 
당신 스스로 측은지심을 발동하시어
당대의 난치병인 나병을 
깨끗하게 치유하심으로써
난세의 영웅이 되신다
영웅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죽은 사람도 살리는 측은지심이 중요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