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원장수녀님의 청원

하늘은 청하지 않아도 주는데
꼭 필요한 걸 청한다면
뭔들 안 들어 주시겠나
근데 문제는 내 중심이냐
아니면 그분의 뜻대로
청하느냐에 따라 받거나
또 그 받는 질이 다르다
그건 그분의 제자들을 보며
어떻게 청하는 데로 되는지를
우리는 선명하게 보았다
스승님께서 하신 그대로
제자들은 자신의 것을 다 내놓고
하늘이 주는 대로 받으며 갔다
정말 끝 간대 없이 갔다
어떻게 로마까지 갈 생각을 했고
로마가 자신들의 땅이 될 거라고
어떻게 자신을 했을까
그건 그분이 아버지와 하나이듯
그들도 그분과 하나가 되면
그분께서 모든 것을 들어주심을
완벽하게 믿었기에 되었다
미국의 어는 고아원의 일이다
점차 거대한 빌딩 숲으로
도시가 무럭무럭 자라나더니
고아원은 아예 파 묻혔다
그리고 올 것이 왔다
팔고 떠나라는 청
그때 원장수녀님은 청원을 했다
저 건물이 회장님의 회개로
우리 고아원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아이들을 천사처럼
아주 예쁘게 키우겠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회장님은 그 건물을 기부했다
더 큰 부를 얻은 회장님께서
통 크게 기부를 한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