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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도 고향에선 외로웠다
제 아무리 난다 긴다 해도
고향이나 아는 사람들 앞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가 뭘까
인간적으론 어린 시절의 향기
그것이 발목을 잡는다
아니 어떻게 제가 신부 수녀
거기다가 주교에 관구장까지
초등학교 때 코 질질 흘리며
글쎄 공부는 좀 했던가
과거에 꽉 묶여 있는 사람들
고집과 아집으로 무장된 그들
묵은 삼십년은 아무 말이 없는데
잊혀 진 긴 세월을 모르면서
왜 비하발언에 흉을 보며
평가절하 한들 무엇이 좋을까
있는 그대로를 봐주면 안 되나
이것에 대해 그분도 뭐라신다
내가 하는 걸 그대로 봐주고
그냥 따라하고 칭찬하면 안 되나
날 몰랐던 사람들과 약자들은
이렇게 구름처럼 몰려와서는
제발 살려주시고 제게 자비를
거기다가 영원한 생명까지
청원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데
그 어린 시절이 뭐 대단하다고
그걸 꼬투리 삼아 지저대나
오죽하면 그분은 발의 먼지를 털며
고향과 아는 사람들 마을을 떠나
정말 자신을 환영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퍼 붓는다
치유면 치유 하늘나라면 하늘나라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
줄 수 있는 데까지 다 퍼 주신다
이게 그분의 참 영성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