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산다는 것

희년이 오면
빚진 이는 탕감을 받고
빼앗긴 땅을 되찾으며
노예 생활을 마감하게 하는
삶의 기쁨과 희망을
세상과 함께 나누는
천상의 시작을 여는 장이
희년 선포임을 안다면
아는 순간 뭘 더 바랄까
근데 이것이 가능할까
그럼 이건 구약의 허구인가
아님 구약을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개하는
사람답게 사는 시대를
신약으로 하여금 연 것인가
하여튼 이런 조건들이 무르익어
그분은 하늘을 쪼개고
말도 안 되는 천지개벽 속
성령강림의 신화를 현실로
해서 믿는 이들에겐 환희를
안 믿는 이들에겐 그냥 해프닝
허나 그분은 자신의 모든 걸
희년이 무르익도록 올 인 해
자신을 완소(完燒) 시켜가면서
세상이 구원되는 길로
자신을 다 희생시켰다
근데 그 대가는 너무 처절했다
하지만 그분은 믿는 이들을 위해
온갖 질병의 치유면 치유 
빵을 늘리는 기적으로 부족해
종국엔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
그러나 그분이 원한 건
단 하나 구원을 위해
하늘 문을 여는 것이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