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검사

마음 검사기가 있다면 
저 놈의 마음을 쫙 펴서 
기계 속에 넣어 
왜 저리도 조울조울 하는지를 
알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그라든 마음 조리며 
오늘은 뭔 일이 터질까
어제는 살아 뭐하냐 하며 
책상 위에 톱을 갖다가 놓고는 
책상 다리 자르듯 
자기 발목을 자르고 싶다고 
울어대는 꼴을 보노라니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왜 이렇게도 할 일이 없느냐고 
하루 지나고 나서는 
이렇게 많은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변죽으로 일을 해도 
아파트 한 동은 지었을게다
머리와 마음속에 오가는 
상상의 나래가 현실화 된다면 
신경정신과 의사는 
다 굶어 죽을까에 대한 노파심일까
오늘도 저 놈의 상상의 나래는 
영 기(氣)가 죽질 않는다.
한 번 마음에 병이 들면
치유가 저렇게 어려운 것인가
그분은 한방에 치유 하시더만
기왕사 따라 나섰으니
큰 맘 한번 먹고 
제대로 그분 속으로 들어가 보라
그럼 그분이 해결 안 해 주시겠나.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