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無所有)라는 자유

무소유는 자유이다 근데
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
과연 몇 이나 있을까
특히 현대를 살면서 무소유
어떻게 보면 어불성설 같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할 때
참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
이것은 진리임이 명백하다
올 때 빈손 이었다
갈 때 또한 빈손이다
이걸 뻔히 알면서도 사람은
뭐든지 다 소유하려 한다
세상이 얼마나 어려우면
그분도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이리떼 가운데로 보낸다고
크게 한 걱정을 하셨을까
허나 걱정은 잠시 뿐
내가 그분을 다 품었느냐
아니면 품으려고 폼을 잡았느냐
여기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그분을 품었으면 무소유이고
그분을 안 품었으면 소유이다
뭔 뚱딴지같은 소리 하냐고..
허나 그분을 위해 나를 버리면
그분이 다 채워주시지만
나를 믿고 나로 다 채우면
거긴 오욕칠정이 일어나
마음이 갈래갈래 찢어져
저작거리처럼 힘이 들다
사람이 힘 드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늘나라를 선포하다
힘이 들어 죽을 지경인거는
그분을 다 품은 것이기에
하늘도 그를 포근하게 품는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