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되어 가는 땅

시간이 날 때 마다 
산에 오르는 이유가 있다
더 많은 시간이 날 땐
멀리 사막에 여행을 가고
때론 바다 한 가운데 있다
그건 나를 보기 위한 좌표
나는 내 인생에 어디 쯤 있나
그리고 어디를 향하고 있나
정확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
정말 깨어 있는 분들은 
아예 모든 걸 정리하고
산이나 사막이나 섬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깨달을 때까지
자신의 모든 걸 다 불살랐다
왜 옛 사람들은 저작거리
그곳을 경계하라 했을까
그건 그곳에 온갖 죄악이
난무할 뿐만 아니라 추잡함
현대로 말한다면 어딜까
돈과 유혹과 명예가 이글거리는
가장 번화한 신흥도시
오늘 그분이 꾸짖는 도시들
도시가 문제인가 사람들이 문제지
바로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그 차이가 뭔지를 확실히 한다
티로와 시돈은 겨만 묻었는데
너 똥 묻은 코라진 벳사이다야
이젠 그만하고 사막으로 떠나라
더 이상 너의 거룩한 땅을
피로 물들이지 말라는 말씀이다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머물던 곳
그곳이 성지는 못 돼도
저주 받지 않는 땅이 될 때
자기도 성화된 것이 아닐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