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기 위해 있는 문

문에는 다양한 문이 있다
미닫이문에서 큰 대문
서울 장안엔 사대문
기억의 문에서 마음의 문
이 문들을 종합하는 하늘의 문
문이 있다는 건 열린다는 뜻
사람들은 스스로 문을 만들고
그 문이 안 열린다고 앙탈이다
진짜 문이 안 열릴까
꼭 열려야 하는데 안 열린다
그런 말은 좀 우습다 
문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문지기 또는 주인
그분의 명령에 의해 열린다
해서 그 주인에게 명령하도록
얼마나 노력했는가가 중요하다
간혹 비밀의 숫자를 잃어버려
문을 못 여는 경우도 있다
어! 내가 벌써 치매인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잠시 노력이 뒷전 아닐까
그러니 문을 향해 마음을 열자
그리고 종극엔 문이 열리도록 
열렬히 청할 수밖에 없다
우는 아이는 다 이유가 있다
배가 고프거나 불편해서 운다
아프면 더 크게 울 수밖에 없다
울면 누군가가 다가와 
나의 불편함을 해결해 줌을
갓난쟁이 아이도 다 안다
그건 가르침 보다 본능이다
그러니 성숙한 만큼 
징징거리기 보다는 정성껏
기도를 드리면 문은 열릴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