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라는 뇌(腦)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닦느냐
그것에 따라 그 집으로부터
보석을 꺼낼 수도 있고
쓰레기를 꺼낼 수도 있다
해서 마음의 창고가 소중하다
마음은 참 영험한 것이라서
독하게 마음을 먹으면
사람을 마구 죽일 수도 있고
그분처럼 연민을 가지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
절간에 앉아 있다고 
다 마음을 닦는 것은 아니고
진짜 마음이 모아져야
내부가 온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오관이 빛을 발하게 되며
그로 인해 눈이 밝아져
마음의 창고로부터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온전히 식별하게 되어
영험하다는 소릴 듣게 된다
근데 이 마음이라는 창고는
하루라도 온전히 안 닦으면
바로 녹이 스는 법이라
한시도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그건 일상생활과 똑같아
농사를 짓는 농부가 
맨날 막걸리 사발과 친구하면
논밭이 풀로 가득 차
가을들판이 아주 초라하다
해서 일상을 부지런히 살아야
미래가 투명하고 아름답다
거기다 그분처럼 해안이 있어
이웃에게까지 힘을 뻗으면
결국 마귀들도 굴복을 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