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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집이라는 곳
고향이 어버이의 집이듯
우리는 언젠가는 여길 떠나
아버지의 집을 향 한다
근데 그 아버지의 집
그 집이 어떤 집인지도 모른 채
정처 없이 길을 떠난다면
마지막 길이 얼마나 불안할까
해서 우리는 노자를 위해서도
미리 아버지의 집을 공부하자
새벽 공기를 가르며
새날을 여는 첫 미사를 향한
발걸음이 가벼운 사람은
아마도 아버지의 집이
나름 아 이곳이구나 하고
감이 잡혀 올 것이고
그분의 집을 더 멋지게
그리고 파 잠시 집 떠나
그분을 향한 정좌한 사람은
뭔가 감 넘어 보이는 것들
그것 안에서 아버지 집의 향기
그것이 뭔지를 맡으면서
아 이래서 영성의 향기를 찾아
은수자들과 영성가들이
때론 목숨을 걸어가면서도
산중이나 험한 사막에서까지
하느님의 집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곳이 보일 때까지 낚고
또 낚는 그 영적낚시질 안에서
모든 걸 불태웠음을 보며
그냥 시간을 풀어 놓기만 한
내가 쫌은 부끄러워 씩 웃으며
지금부터라도 허리 조이며
아버지의 집을 찾아나서는
참 구도자가 되어 봄은
그 이름만으로도 좋지 않은가
또 그곳에 길과 진리와 생명이
있다고 하시니 얼마나 기쁜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