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고민하신 그분

어디까지 보여줘야 날 믿나
이렇게 모든 걸 함께 나눴는데
그래도 아버지를 보여 달라고 하니
물론 유대인들은 오늘날도
그분을 천자(天子)로 안 믿는다
자신들을 천자라고여기면서
그렇게 많은 것을 보여 줬건만
못 믿는 그들을 보면서
아이러니가 먼 곳에 있지 않구나
허긴 그분을 밀착해서 따르던 
제자들까지도 이렇게 의심했으니
그만큼 하늘의 뜻을 그대로 닮은
그런 분을 만나고 믿는 그것은
그렇게도 힘이 든 것인가 보다
오죽하면 죽어서도 고민하셨을까
뭘 어떻게 해야 나를 믿을까
결국 죽어서도 부활이라는
기상천외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나는 상태를 만들어
이천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사람들을 놀래고 또 놀라게 한다
물론 아버지와의 동일본질(同一本質)
이것이 그분을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그것이 있었기에 종국엔 깨달음
그것이 완성되지를 않았든가 
허긴 사람들이란 존재는
확인되는 것을 믿는 것도 어려운데
하늘의 상태를 모르는 상황에서
그분이 계신 곳에서 온 그분을
받아들이고 믿음이란 참 어렵다
그래서 믿음이 어려운 것 아닌가
한 순간에 다 믿어지는 그런 것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뭐한다고 그렇게 고민하나
그러나 하나부터 믿고 시작하자
그분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셨기에
그 모든 것을 행하셨다고 말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