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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생의 신비(6/19일)
누군가에게 최고의 기쁨을 주고
꽃처럼 화사하게 인생을 끝내는
그런 삶은 참으로 행복한 삶이다
한 포기의 들풀처럼 세상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들판을 영위하다
마지막엔 모두 함께 백색 가루로
자루 속에 모여 있다 최후엔
흰 연기 속에서 빠삭 구워지거나
희뿌연 김 서린 그 속에서 뽀얀
새 생명으로 거듭 태어나서는
누군가의 그 입을 즐겁게 하고
장렬하게 세상을 마감하는 삶
한해 태양 아래서 자신의 존재를
맘껏 뽐내고 향기를 머금은 후에
아니 이렇게 향기로울 수가
입안의 기분을 한껏 돋워 놓고
그것으로 모자라 확 틀 속에서
핏빛의 대서사시를 써내는 그들
한여름 태양의 뜨거운 맛을 봐야
진짜의 맛과 향기를 알듯이
사람도 인생의 참맛을 알아야
진국 속의 그 진수가 뭔지를 알아
누군가를 향해 기꺼이 먹힌다
그러다 영원한 불꽃으로 타올라
작은 생명으로 먹혀지는 영성체
그 영원한 불꽃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수많은 고난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또 돌려야 했는가를 안다
마지막 생명을 살리기 위한 봉헌
늘 먹어야 하는 중생들을 위해
식탁으로 오르고 오르는 밀과 쌀
거기에 어떻게 빵만으로 사느냐
해서 인생의 향과 멋을 선사하는
멋진 식탁의 맛을 돋우는 포도주
이 모든 걸 총정리하는 성체성사
이것은 바로 그분의 살과 피의
참 희생이 나은 신비의 선물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