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삶의 진수(1/27금)

 

농사를 지어보면 신비

그것이 뭔지를 곧 안다

무엇이든지 씨가 떨어지면

얼마의 소출을 낼지 몰라도

하여간 씨가 썩어 주는 순간

새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그리고 광합성의 진수가 뭔지

그것을 정확히 알려주고는

그 광합성의 주인이 바로 

그분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겨울 보리밭을 바라보면

무척 애가 타는 모습이다

아니 저렇게 다 얼어 죽었는데

그러나 그들은 정말 강하다

그렇게 다 얼어 죽었다고 본

그 틈 사이로 뭔가 움직인다

말 그대로 생명의 신비이다

거기다 하늘이 비를 내려주고 

또 햇빛이 잘 비춰주면

그들은 언제 내가 죽었냐

하며 하늘을 향해 자라기 대회

마치 금상을 받기라도 하듯

최선을 다해 쭈욱쭈욱 솟아

하늘 높은 줄 정말 모른다

이 모습을 그분은 겨자씨 

그 안에서 정확히 보고 계시다

겨자씨는 정말 작음을 안다

그런데 그에게도 온도 습도 빛

그리고 적정한 영양분의 공급

그 안에서 세상을 바꿔 놓는다

비가 한번 온 뒤 밭에 나가면

아니 애가 그 애가 맞아 하며

놀랄 놀 자를 하늘에 쓴다

이미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줘

이타적인 삶의 진수가 바로 나야

하며 그분을 향해 뽐낸다

작지만 커진 겨자씨 향해 칭찬이 자자하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