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551
이타적 삶의 진수(1/27금)
농사를 지어보면 신비
그것이 뭔지를 곧 안다
무엇이든지 씨가 떨어지면
얼마의 소출을 낼지 몰라도
하여간 씨가 썩어 주는 순간
새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그리고 광합성의 진수가 뭔지
그것을 정확히 알려주고는
그 광합성의 주인이 바로
그분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겨울 보리밭을 바라보면
무척 애가 타는 모습이다
아니 저렇게 다 얼어 죽었는데
그러나 그들은 정말 강하다
그렇게 다 얼어 죽었다고 본
그 틈 사이로 뭔가 움직인다
말 그대로 생명의 신비이다
거기다 하늘이 비를 내려주고
또 햇빛이 잘 비춰주면
그들은 언제 내가 죽었냐
하며 하늘을 향해 자라기 대회
마치 금상을 받기라도 하듯
최선을 다해 쭈욱쭈욱 솟아
하늘 높은 줄 정말 모른다
이 모습을 그분은 겨자씨
그 안에서 정확히 보고 계시다
겨자씨는 정말 작음을 안다
그런데 그에게도 온도 습도 빛
그리고 적정한 영양분의 공급
그 안에서 세상을 바꿔 놓는다
비가 한번 온 뒤 밭에 나가면
아니 애가 그 애가 맞아 하며
놀랄 놀 자를 하늘에 쓴다
이미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줘
이타적인 삶의 진수가 바로 나야
하며 그분을 향해 뽐낸다
작지만 커진 겨자씨 향해 칭찬이 자자하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