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는 안 되나요(7/4화)

 

제자들은 호수의 풍랑으로

엄청나게 부들부들 떨면서

그분께 도움을 청한다

분명히 그들의 어장이기에

이 정도의 풍랑 쯤이야 

할 수 있을 텐데 평소와 달리

뭔가 굉장한 위기의식 앞에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다

그럼 이 풍랑으로 인한 위기

과연 이것이 어느 정도 이길래

그래서 상상의 눈으로 가보니

후쿠시마 앞에 진도 9의 지진

그 이후에 펼쳐진 광경이다

이쯤 되면 누가 와도 안 된다

물론 바다가 아닌 갈릴래아

호수이기에 지진과 함께 온

풍랑을 처음 목격한 제자들

그분께 도움을 청할 수밖에

그들은 이미 그분이 누구신지

그리고 지금 그분의 상태가 

무엇을 말하는지 말해준다

우리는 이렇게 죽을 지경인데

그분은 편히 쉴 수 있다니

뭔가 좀 얄미워 보이긴 해도

어떻게 저런 경지에 계실까

그러니 그분께 간곡하게 청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 당연하다

해서 우리는 저 경지에 나가는

그런 확고한 믿음에 나감

그 이전엔 절대적인 수행

그것이 반드시 필요함이다

왜 저는 안 되는 걸까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절대적인 수행의 틀

그 안을 넘는 그분의 모습

그것이 뭔지를 깨달아야만

그분 발가락이라도 따름이 아닐까?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