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551
왜 저는 안 되나요(7/4화)
제자들은 호수의 풍랑으로
엄청나게 부들부들 떨면서
그분께 도움을 청한다
분명히 그들의 어장이기에
이 정도의 풍랑 쯤이야
할 수 있을 텐데 평소와 달리
뭔가 굉장한 위기의식 앞에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다
그럼 이 풍랑으로 인한 위기
과연 이것이 어느 정도 이길래
그래서 상상의 눈으로 가보니
후쿠시마 앞에 진도 9의 지진
그 이후에 펼쳐진 광경이다
이쯤 되면 누가 와도 안 된다
물론 바다가 아닌 갈릴래아
호수이기에 지진과 함께 온
풍랑을 처음 목격한 제자들
그분께 도움을 청할 수밖에
그들은 이미 그분이 누구신지
그리고 지금 그분의 상태가
무엇을 말하는지 말해준다
우리는 이렇게 죽을 지경인데
그분은 편히 쉴 수 있다니
뭔가 좀 얄미워 보이긴 해도
어떻게 저런 경지에 계실까
그러니 그분께 간곡하게 청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 당연하다
해서 우리는 저 경지에 나가는
그런 확고한 믿음에 나감
그 이전엔 절대적인 수행
그것이 반드시 필요함이다
왜 저는 안 되는 걸까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절대적인 수행의 틀
그 안을 넘는 그분의 모습
그것이 뭔지를 깨달아야만
그분 발가락이라도 따름이 아닐까?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