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 정관

 

머리말

1.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
성삼위께서는 많은 죄로 분열되어 있는 인류를 바라 보시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완전히 내어 주시고 그들을 구속하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시키기로 결심하셨다. 사랑으로 인하여 말씀이 사람이 되셨고, 나자렛의 가난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다.
가난한 이들 속에 들어가시고 그들이 처한 삶의 현실을 함께 나누시면서,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전 인류가 일치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신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 선물과 우리의 응답은 성령의 감화로, 우리의 모든 특별한 환경 속에서 오늘날까지 계속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의 일원인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택하신 것을 선택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하느님의 충실한 약속을 드러내는 사랑이 넘치는 제안에 동참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정관을 만든다.

2. 성령께서 인도하심
우리 공동체는 그리스도인 생활 양식이기 때문에, 이 정관은 문자대로 이해되기 보다는 복음의 정신과 사랑의 내적인 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에 새겨 주신 이 사랑의 법은 일상 생활의 구체적인 상황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드러내 준다. 이 사랑은 개개인의 성소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우리로 하여금 언제나 하느님의 처분에 열려있고 자유롭게 해준다. 그것은 우리에게 책임 의식을 갖게 하고, 현시대의 필요에 끊임없이 응답하게 하며, 진보와 평화, 정의와 사랑,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하여 하느님의 모든 백성과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도록 요구한다.

3. 은총의 역사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현재 로마에 그 본부를 둔 세계적인 공공 단체이다.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예수회 신부인 장 루니스(Jean Leunis)에 의해 시작되었고 1584년 12월 5일에 발표된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교서 전능하신 하느님(Omnipotentis Dei)에 의해 최초로 공식적인 승인을 받았던 성모회(Marian Congregation)의 연속이다.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1540년 이후 이냐시오 성인과 그의 동료들의 주도 하에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평신도들의 모임에서 우리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분들과의 유대를 기쁘게 받아 들이고, 이들의 노력과 사도적 업적에 감사하면서 우리도 이와 같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자 한다. 우리는 사랑과 기도 안에서, 우리의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와주는 친구이며 중재자인 교회가 제시하는 우리의 영적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과 연대한다.

 

제 1부: 우리의 카리스마

4. 사명을 받은 공동체
우리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다 더 가깝게 따르고, 그리스도 왕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일하기를 원하고,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를 교회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성소로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 온갖 사회 조건 속에 있는 남녀 노소들로 구성된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정의 행복 그리고 창조물을 보존하는 인간적이고 복음적인 가치들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증거하는데 투신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한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우리의 자유와 그들과의 연대를 드러내는 단순한 생활 양식을 취함으로써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하는 필요성을 특별히 인식한다. 특히 일상 생활 안에서, 회원들이 사도적 증거와 봉사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의 카리스마에 따라 모든 차원에서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교 신앙과 온전히 일치시키고자 하는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공동체로 불러 모은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러한 삶의 일치를 이루고자 한다.

5. 식별하는 공동체
우리 공동체의 영성은 빠스카 신비에 참여하는 것과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영성은 성서, 전례, 교회의 교리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건들 속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계시로부터 끌어낸다. 이러한 보편적인 맥락 안에서, 우리는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을 우리 영성의 특별한 원천이며 수단으로 간직한다.
우리의 성소는 일상 생활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그것에 우리 자신을 개방하고 따를 수 있는 영성을 사는 것이다.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발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우리는 특별히 기도, 개인식별과 공동식별, 매일의 의식성찰, 그리고 영적 지도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6. 교회에 대한 감각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지금 여기에서 그리스도께서 구원사업을 계속하고 계시는 교회와의 일치로 이끈다. 우리가 시대의 징표와 성령의 움직임에 보다 민감해짐에 따라, 우리는 모든 사람과 모든 상황 안에서 그리스도를 더욱 잘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풍요로움을 서로 나누고, 전례에 참여하며, 성서를 묵상하고 교리를 배우고 가르치면서 발전시킨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와 진보에 대한 공통된 관심을 가지고, 오늘날 교회가 처한 상황에 마음을 열고 교계 제도와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일한다. 교회에 대한 이러한 감각은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되도록 하는 데에 창조적이고도 구체적인 협력을 요구하며,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기꺼이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7. 세계 공동체
우리 자신을 내어 준다는 것은 자유롭게 선택한 단위 공동체를 통하여 세계 공동체에 투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단위 공동체는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하며, 사랑과 활동 안에서 서로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곳이다. 우리의 각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한 세포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모인 곳이다. 같은 투신과 같은 생활양식 그리고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우리를 함께 묶어준다. 우리는 단위 공동체의 연대를 발전시킬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CLC와 세계 CLC와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본당, 교구)와 전체 교회와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의 연대를 증진시킬 의무도 있다.

8. 사도적인 삶
우리는 순례자인 하느님 백성의 일원으로서 모든 사람들 앞에서 태도와 말과 행위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명을 받았다.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묶인 이들에게는 해방을 알리며, 눈 먼 사람을 보게 하고, 짓밟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주님의 희년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사명이 우리들의 사명이다.
우리의 삶은 본질적으로 사도적이다. CLC의 사명에는 제한이 없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회심하는 열린 마음으로 개인과 사회에 봉사하며, 억압적인 사회 구조를 쇄신하고자 온 힘을 다 함으로써 교회와 세상에까지 확대된다.

  1. 우리 각자는 하느님으로부터 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원행위가 우리의 생활 주변에 현존하게 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이러한 개인적 사도직은 아주 다양한 사람들, 장소들, 상황 안에서 지속적이고 통찰력 있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파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2. 동시에 우리는 여러 형태로 공동 사도직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는 잘 짜여진 구조 안에서 CLC 공동체에 의해 주도되고 유지되는 그룹활동으로 할 수도 있고, 이미 활동 중인 기존의 일반기관이나 교회기관을 통하여 할 수도 있다.

  3. 공동체는 우리가 다양한 차원에서 이러한 사도적 투신의 삶을 살도록 도와 주고, 특별히 “생활 성찰”과 개인식별, 공동식별을 통하여 무엇보다 시급하며 보편적인 것에 항상 개방되어 있도록 도와 준다. 우리는 일상 삶의 가장 보잘 것 없는 것에도 사도적 감각을 갖도록 노력한다.

  4. 공동체는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도록 우리를 촉구하며, 온갖 형태의 차별에 희생 당하는 자들을 해방시키고 특별히 빈부의 차를 없애려는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사회 구조를 쇄신하는 데에 헌신하도록 촉구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속한 문화를 내적으로 복음화 시키는데 이바지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일치를 원하는 사람들과 협력함으로써 초 교파적인 정신 안에서 이 모든 것을 하기를 원한다. 우리의 삶은 가난하고 겸손한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끊임없는 영감을 얻는다.

9. 성모님과의 일치
우리 공동체의 영성은 그리스도 중심이기 때문에 성모님의 역할을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보아야 한다: 성모님은 그리스도의 사명에 협력하는 우리에게 모범이 되신다. 하느님께 대한 성모님의 협조는 강생의 신비에서 하신 “예” 라는 응답으로 시작된다.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보여주신 성모님의 봉사와 마니피캇에 담겨있는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는, 오늘날 이 세상의 정의를 위한 우리의 행동에 대해 영감을 불어 넣어준다. 일생 동안 지속된 예수님의 사명에 대한 성모님의 협조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의 어머니요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신 마리아와의 일치 안에서, 우리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 드리도록 영감을 불어 넣어준다. 따라서 우리는 영세와 견진 때에 받은 세상에 대한 봉사라는 우리 자신의 사명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특별한 방식으로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공경하고, 우리의 사명을 완성하는 데에 마리아의 중재에 의존한다.

 

2부: 공동체의 생활과 조직

10. 회원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의 회원이 되는 것은 개인적인 성소를 전제로 한다. 통칙에 규정된 일정 기간 동안 지원자는 CLC의 생활양식을 소개 받는다. 이 시기는 지원자의 성소를 식별하기 위하여 지원자와 CLC 공동체에 할애된 시간이다.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지구 공동체에 의해 승인될 때, 그 회원은 유기서약을 하고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CLC의 목적과 정신에 따라 살아가는데 적절한가를 점검하게 된다. 통칙에 규정된 적절한 시기 후에는 종신서약을 하게 된다.

11. 공동체 유대
양성과 지속적인 성장의 수단으로, 회원들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신앙과 삶을 깊게 나누며 사명과 봉사에 투신하는 단위 공동체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모인다.

12. 생활 양식

  1.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의 생활양식은 회원들이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영적, 인간적, 사도적 차원의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게 만든다. 실천 방법으로 가능할 때면 언제나 참여하는 성찬예절, 능동적인 성사생활, 특히 성서에 기반을 둔 매일의 개인기도, 매일의 삶의 성찰에 의한 식별, 가능하다면 정기적인 영적 지도, 우리 영성의 원천을 따라 하는 연 피정, 하느님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포함된다.

  2.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모든 회원들은 광범위한 영역의 사도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불림을 받고 있다. 개인적이거나 공동체적인 사도적 식별은 그리스도의 현존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구체적으로 가져오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수단이다. 광범위하고 큰 노력이 요구되는 우리의 사명은 각 회원에게 사회적이며 정치적 생활에 기꺼이 참여하도록 요청하고, 보다 유능한 일꾼이 되거나 설득력 있는 증거자가 되기 위해 인간적 자질과 전문적 기술을 기꺼이 개발하도록 요청한다. 더 나아가 가난하신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따르며 사도적 자유를 내적으로 보존하기 위하여, 우리 삶의 모든 양상에서 단순성을 요구한다.

  3. 마지막으로 회원은 각 CLC 공동체의 정기모임과 다른 CLC 활동에 참여할 책임이 있으며, 주님 안의 벗으로서 항상 충고와 도움을 주고 받으며 다른 회원들이 자신의 성소를 추구하도록 도움을 주고 격려할 책임이 있다.

13. 통치

  1. 세계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규칙과 정책을 결정하는 세계 총회와 일상적인 일을 수행하는데 책임이 있는 상임위원회에 의해 다스려진다. 이 기구의 구성과 기능은 통칙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2. 통칙에 따라 구성된 국가 공동체는 각 국가에서 CLC 생활양식과 사명을 준수하며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든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국가 공동체는 국가 총회와 상임위원회에 의해 통치된다. 국가 총회와 상임위원회의 목적은 전체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과 교회의 사명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구조와 양성 프로그램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3. 만약 도움이 된다면, 국가 공동체들은 일정 지역의 단위 공동체들로 구성되는 지구 공동체나, 교구 공동체 또는 센터들을 설립하거나 승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통칙과 국가 법규에 따라 설립된다.

14. 교회 협력자 (EA)
각 단계의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교회법과 통칙에 따라 임명된 교회 협력자를 둔다. 교회 협력자는 통칙에 따라 다양한 단계에 있는 공동체의 생활에 참여한다. 교회 협력자는 공동체의 다른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전체 공동체의 그리스도교적 발전에 주된 책임을 지며, 회원들이 특별히 영신수련을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교회 협력자는 교계제도의 교권을 대표하며, 교계제도가 준 사명에 따라 교의와 사목적 관심을 가지고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조화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15. 재산

각 단계의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는 도움이 된다면 교회 법인으로서 교회법과 각 국가의 법률에 따라 재산을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재산의 소유권과 관리는 특정 공동체에 속한다.

 

3부: 정관의 승인

16. 정관 수정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의 근본적인 정체성과 카리스마, 교회와의 계약을 나타내는 정관은 세계 총회에서 승인되었으며, 세계 공동체의 기본 법규로 교황청에 의해 인준되었다. 이 정관의 수정은 세계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와 교황청의 인준을 필요로 한다.

17. 자격정지와 제명
어느 단계에 있든, CLC 회원은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의 정관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 공동체는 정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회원이나 단위 공동체의 자격을 정지시키고 제명할 수 있다. 세계 공동체는 어떤 단위 공동체가 정관을 준수하지 않을 때 국가 공동체가 제대로 개입하지 않으면 국가 공동체의 자격을 정지시키고 제명할 수 있다. 단위 공동체나 지구 공동체의 결정에 대하여 국가 공동체에 호소할 권리와, 국가 공동체의 결정에 대하여 세계 공동체에 호소할 권리가 항상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