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리


오관을 다 풀어헤치고
가장 낮은 자리에 앉아
발바닥 각질까지도 
호흡에 맞혀 
마음을 다스리는 이때 
뭔가 잡혀 오는 것 있어
오관을 다시 집중시키면 
혈관을 타고 오는 
생명에 소리에서부터
마음에 새겨지는 
하늘의 미세혈관까지
이래서 하느님의 소릴 
들으려 애써야 하는가 보다 
때론 그걸 들어서 
뭐하나 싶다가도
그게 없다 싶어지면 
사는 건 뭔가 싶어지기에
다시 한 번 오관을 
불러 모으고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초긴장과 흩음을 반복하며
찾아들어가는 자리
그곳에 깨달음을 
목말라하는 영혼들이 
무진장 애쓰는 걸 보면
마음의 소릴 
들으려는 노력은 
꼭 필요한 삶의 
하나임을 알고는
아버지 품에 안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