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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신앙의 끝
이천년 전을 깊게 묵상하며
그때나 오늘이나 왜 같을까
그래서 교회는 명하는 걸까
사순절을 다 못 지키더라도
성주간만은 꼭 다 지키라고
말이 쉽지 어떻게 그분의 수난
그걸 뭔 수로 다 지킬 수 있나
그래도 그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분 곁을 지킨 분들을 기억하며
왜 우리가 교회와 교회의 전통
그리고 오늘날도 불의와 싸우는
그런 분들을 돕고 또 때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돼야 하는지를
이 사순에 깨닫지 못한다면
우린 영영 그분의 속 깊은 수난
그리고 고통과 죽음 부활을
그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신앙은 보고 듣고 묵상한 것을
묵주알과 주일미사에 담고
그걸 그분처럼 사는 것이 진짜다
근데 많은 사람들이 장식품으로
자신을 꾸미고 위로를 한다
그건 그분의 본질을 보기보다
그분의 권위와 능력이 좋아
따라다닌 것 외에 그 무엇도 없다
정말 빈 수레 그 자체다
해서 위기가 닥쳐오자 제자들은
너무 무섭고 두려워 줄행랑
이게 인생이라면 인생이다
그러나 베로니카나 시몬을 보라
마지막까지 그분 곁에서
그분의 고통을 나누며 함께 한다
우리의 신앙에 꼭 필요한 것은
바로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