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믿음이 중요하다

불과 4-50년 전만 해도
나병은 끔찍한 병 이었다
걸렸다 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가 의심을 받고
어디론가 잠적하지 않으면
평생 눈총을 받는 그런 질병
그건 그만큼 치유가 어렵기에
두려움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해서 소록도가 생긴 것이다
그랬으니 이천년 전에야
무슨 할 말이 있었겠나
근데 기적의 소식이 날아든다
저 분만 만나서 대화만 하면
그리고 내 쪽에서 의심 없이
온전히 그분과 통하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다 치유된다는
아니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물론 그분을 만나는 것
그것이 어려울 수도 있고
과연 내가 믿음이 있나
그래도 희망과 한줄기 끈
이것이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사실 희망이 없는 환자들에겐
치유의 은총이란 천지개벽이다
그러니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그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
해서 나병환자는 비천한 몸
냄새 때문에 손가락 질 받는
그 몸을 이끌고 그분께로 향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저에게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두 분의 눈과 마음이 통하니
어린이처럼 깨끗하게 나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