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기를 찾아서

그만그만한 사람들이 모이면
다 거기서 거기의 이야기가
대세를 이루며 음담패설
남의 이야기로 꽃을 핀다
근데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면
대단히 씁쓸할 것이다
해서 남 이야기를 할 때는
아무리 재미있다 해도 글쎄
그래서 인격을 갖춰야 한다
입으로 나오는 과정을 보면
머리와 마음에 무엇이 있느냐
그것에 따라 나오는 것도 
그 모습이 천태만상이다
내가 지난주에 영 그런 사람들과
비영적인 대화를 나누고 난 뒤
영적훈련이나 성찰도 없이
대화의 장에 나왔다면
그 사람의 입은 쓰레기통에
오물을 쏟아내는 그런 사람이고
적어도 성찰과 고백과 보속까지
모든 과정을 마무리 했다면
그분으로 충만할 수 있기에
봄의 은은한 꽃과 같아
그 곁에만 다가가도 
벌 나비의 잠을 깨울 정도로
삼라만상을 물들게 할 것이다
해서 사람은 가끔씩은
나의 자리를 벗어나 
그분처럼 고요에 머물며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그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썩어가는 그 안에선
절대 좋은 향이 날 수 없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