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은 다르다고

무엇을 위해 버리나
버리는 것이 목적일수도 있으나
그것으로는 큰 가치가 없기에
버리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버리는 것은 가벼워지는 것
그것을 통해 어디든지 날고뛰는
그런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분은 분명히 하셨다
자신을 버리는 이유는
당신의 십자가를 지고
세상과 하늘 끝까지라도
당신과 함께 가자는 것이다
근데 그분과의 함께 라는 것
이것이 쉽지 않기에 문제다 
당신과 하늘나라를 위해
목숨까지도 함께 하라는 것이다
기왕사 썩어 없어질 몸인데
하면 쉬울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건 단지 생각일 뿐
그 순간이 당장 닥쳐온다면
그분을 위해 나를 버린다
그분의 십자가를 지고 따른다
현실이 되는 순간 고뇌한다
그랬기에 제자들도 힘들었다
그분을 다 따라 다녔지만
마지막엔 그분을 모른 척 했다
아니 배반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는 이기적인 현실 속에서
현실과 거리가 먼 문제를 놓고
뭘 버리고 그분을 따를까
진짜 십자가는 질 수 있는 걸까
그러나 그것이 그분을 위한 것
그것이 아니라 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좀은 쉽지 않을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