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신발 살 돈으로 책 사봐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인불백일호(人不百日好)이다
열흘 붉은 꽃은 없고
백일 좋은 사람도 없다
권불십년이니 일장춘몽이다
권세십년이니 하룻밤 꿈이다
윗말이 인생무상을 노래하듯
상하이의 52세 노숙자가
중국젊은이들을 향해 던진
철학이자 덕은 이렇다
그는 공자와 노자를 읊으며
‘사람은 재주보다 덕이’ 
‘소유보다 배움의 자유를’
‘좋은 일은 시작보다 끝맺기를’
“명품신발 살 돈으로 책 사봐라”
돈을 구걸하기 보다는
때론 “춘추좌전씨”나 “전국책”
이런 것을 차라리 구걸해라
부와 명예를 쫒는 젊은이를 향해
명품보다는 덕을 추구하라고
중국 젊은이들을 일깨우고 있다
그는 상하이 쉬후이구청 근무 중
재활용 쓰레기 가져오는 습관으로
정신병으로 강제 병가처리 된 후
현대판 거리의 각자(覺者)가 되었다
여친이라는 이가 등장하는가 하면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젊은이
그러나 그는 미혼이다
그는 매체에 유명세를 타자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역시 일장춘몽인가 
아니면 그가 진짜 각자인가
무엇이면 어떤가 
단 하루 아니 한순간이라도
온전히 깨닫고자 하는 열의
그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