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길을 따름이란

누구나 마지막을 맞을 때는
모든 것이 너무 착잡해
당신을 이어서 뭔가를 해줄
그런 인물을 찾는 것이 
너무나 보편적인 것이다
식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때가 다다른 나무의 경우
죽기 전에 당신의 후손을 위해
열매 맺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평소 때보다 많은 열매를 맺어
자신을 어떻게든 이어갈 
후손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분도 수석제자 베드로를 향해
사랑하는가를 물어가면서
당신의 대를 이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다
근데 그분의 깊숙한 뜻을
대충 알아채면서 대답하는
베드로를 바라보며 답답해하시는
그분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당신은 제자들을 향해
베풀 수 있는 모든 것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떠나려고 보니 준비가 덜 된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삼 세 번이나 테스트를 한다
그만큼 당신의 길을 따름
그 자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그렇다 그분의 길을 따름이란
정말 장난이 아니다
그랬기에 훗날 베드로와 
제자들 모두는 그분의 길을
가려고 참 애썼지만 
정말 쉽지 않음을 깨닫고는 
그분이 부활하셔 다시 왔을 때
비로써 자신감을 얻고는 어휴 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