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조건 없이 먹히나

빵이 성체로 변화하고
포도주가 성혈로 되는 것은
하느님과 그 아들이 있기에
온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구약시대엔 동물의 대속으로
신약시대엔 당신 스스로
희생되어 봉헌되었기에 
하늘과 땅의 끊어졌던 생명줄
그것을 잇기 위해서의 희생
그것을 통해서 구원이 길이
새롭게 열리고 있음을 본다
완전한 구원의 길을 위해
수천 년을 이어오는 신앙 
그 안에 영원한 생명이 
배태되어 항구한 길을 열었다
그 안엔 만나의 기적과
엘리야의 숯불에 구운 떡과 물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
마지막엔 당신의 살과 피 
그것 안에서 매일 이뤄지는
제대 위의 영원한 불꽃
이것이 있기에 우리는 요원하다
이는 온전한 나눔이고 희생이다
이 희생이라는 것이 뭔가
완전한 먹힘이다
아무 조건 대가도 없는
무조건 적인 먹힘이다
세상에 민주화가 희생 없이
이뤄질 수 없는 것과 똑같이
하느님 나라의 실현 또한
생명과 바꾸는 처절한 희생
그것이 없이는 있을 수 없다
우리가 그분의 성체를 모심은
언젠가 때가 오면 그분처럼
나 자신을 기꺼이 봉헌 할
그런 철저한 준비와 함께
심지어 마냥 먹혀주기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