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말하는 그 때 
  
사람이 숟가락을 놓는 순간
세상이 마감됨을 감지한다
그만큼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의식주 그 중에서도 식(食)은
대단히 중요한 것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단식을 
때가 되면 단행하곤 했다
꼭 필요한 때 목숨을 걸 때
그때 사생결단으로 단식을..
해서 함부로 단식을 운운하면
그건 하늘을 향한 모독과 같다
이것 아니면 내 인생이 끝난다
이것이 아니면 정의가 죽는다
이를테면 벼랑 끝에 몰린 
정조와 마지막의 자존심 등
이럴 때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이처럼 도저히 이것은 안 되겠다
이때 단식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 때나 생명을 걸 순 없다
이런 차원에서 그분도 
지금은 단식의 때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시면서 때가 오면
하지 말라 해도 저절로 한다고
허니 제발 형식주의나 기계주의
그것에 사로잡혀 허덕이지 마라
다 때가 있는 것이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새 포도주가 나올 땐 또
새 부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제 구약의 시대는 지나갔으니
나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발 맞춰 나가자는 그분의 초대
그래서 그분의 때가 올 땐
마구 말려도 단식을 단행하라는
그 말씀이니 마음으로 들어라
쓸데없이 나대지 말고
그분의 말씀을 온전히 들어라
그 안에 때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