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를 택해야 하는 이유

오죽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었을까 하고 생각하니
많이 서글프긴 하다
왜 다 큰 사람들을 놓고
어린이를 선택하시냐 말이다
그거야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뭔가 칭찬을 해주고 
또 같이 뭔가를 하려 하는데
쓸 만한 재목이 없으니
그분인들 어쩔 수 있었겠나
그러니 출가를 했다고 
다 도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세례를 받았다고 
다 구원의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게
그분 앞에서 다 들통이 났다
그러니 그분을 따르려면 
말 그대로 극단적인 선택
그분처럼 확실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그분 말씀에 집중하라 
그리고 그분 앞에서 
절대로 도토리 키 재기는 
완전 금물이라는 것을 
그분은 완연하게 보이셨다
그만 그만하게 노느니
차라리 순수로 돌아가라
진짜 거듭나지 않고서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없음을
분명하게 천명한 것이다
가장 작은이가 되라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라
그리고 될 때까지 내려가라
이것이 바로 좁은 문이고
그분으로 향하는 첩경이다
잘난 사람은 절대로
어린이가 못 되기에 
그분께로 향하는 길도 없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