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희망

죄를 안 짓기는 참 힘들다
혼자 짓는 죄는 소죄이나
대죄의 경우는 상대가 있다
그 때 용서가 필요한데
죄 짓는 것도 어렵지만
용서가 더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래도 서로의 평화를 위해
우리는 용서가 꼭 필요하다
근데 그 용서라는 것이
마치 악의 덩어리 같아
너무 쉽지 않음을 경험한다
하여 그분도 이렇게 말한다
남을 죄 짓게 하는 것 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 던져지는 것이 더 낳다
정말 끔찍한 말씀이다
또 병주고 약주는 식으로
그것도 못할 것이라면
그럼 온전한 믿음을 가져라
또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다면
그 용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열자의 탕문편을 보면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
어리석은 이가 산을 옮긴다
또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반드시 그 뜻을 이룬다
죄 지음이 없을 수 없다면
우선 깨끗한 마음을 청하고
작은 믿음까지 가진다면
가을하늘의 마지막 햇볕이
덜 익은 낱알들에게 희망이듯
꺼져가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
다시 희망의 불을 지피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