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음과 영적혜안

늘 깨어 있음이란 쉽지 않다
허나 살아가기 위해선 
그것도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선
질 높은 깨어 있음이 필요하다
동물들도 자신들의 안전한 삶
그것을 위해선 늘 깨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한 순간에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때론 포악한 맹수들의 공격 
그것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약자인 동물들은 서로 깨어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늦은 가을이 오고 
곧 겨울이 옴을 알고는
서로 한 알의 도토리라도 더
자신의 잠자리 근처로 이동시켜
적어도 내년 봄을 기약 한다
그런데 그렇게 영리한 인간이
너무 게으르거나 방탕하여
깨어 있기는커녕 멍청하여
자신과 멀쩡한 사람들까지 
위협에서 헤매다 황천길로 가게 한다
1923년 대양 위의 거대한 타이타닉
인간이 만든 배중에 가장 안전하다는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혼미함 중에
빙산이 분노라도 한 것처럼
쿵 하는 순간에 아수라장이다
이때 배는 순식간에 기울고
무선사들은 주위의 배들을 향해
백방으로 SOS를 날리지만
바로 1시간 곁에 켈리포니아호가
유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선사의 깨어 있지 못함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을 수장시키고 만다
왜 그분은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
외치고 있는지를 우리는 안다
알면 뭐하나 꼭 필요할 땐 딴 짓이니
해서 영적혜안을 가져야 하나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