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준비된 존재

무엇이든 잘 준비되면
그 생명도 아주 길다
근데 아등바등 되는 삶은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그 가치가 높지를 못하다
그래서 양수겸장의 삶
그 속뜻을 알아야 한다
즉 겉만 폼 나는 삶을 넘어
고도의 질을 추구하는 
그런 꽉 찬 삶을 말 한다
아주 잘 큰 나무는
산속에서 천년을 살고
아주 멋진 장인(匠人)을 만나
바이올린으로 거듭나면
또 천년을 살고도 남으며
아름다운 선율로 기억되면
영원한 시간을 산다고 본다
세례자 요한이 바로
그런 잘 준비된 나무처럼
우리의 마음을 울려준다
그는 이 세상에서의 삶은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그분 곁에서 영원히 살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
그것이 뭔지를 늘 보게 하면서
깨어 있는 존재가 뭔지를
늘 우리에게 기억시키기에
이천년 전에 우리 곁을 
떠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마치 변함없이 우리를
비추고 있는 태양과 별들
그들과 동급이 되어 있음이다
왜 우리가 마음을 비우고
영혼이 살찌워져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하는 영역이다
썩어 없어질 것에 매달리기보다
영원히 살 것에 집중하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