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를 봉헌 합니다

오늘 만큼은 사랑합니다
나를 미워했고 심지어
나를 해친 사람들까지도
오늘만큼은 사랑하렵니다
내일 다시 싸운다 해도
이 시간만큼은 평화와 자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왜냐고 묻지 마십시오
매 순간이 새롭고 신비고
다시 올수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해의 마지막 날은
웬 지 다른 시간과 달라
꼭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다 못 만나고 못 찾아 뵈도
몇 시간 남지 않은 이때
사랑 안에 기억하는 모든 것
그것과 다 함께 하면서
모두 나눠 불태우렵니다
인간이기에 만감이 교차됐고
그 안에 이룰 수 없는 수많은 것들
그것까지도 다 아시는.. 
당신께서 모두 허락해 주시길
간절히 청하는 이 시간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만큼
내가 만났던 모든 이들과 
내 옷 깃을 스쳤던 인연들
이국에서 고통 받는 모든 이들
미물들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꼭 되도록
당신께서 허락해 주십시오
용서와 평화 그리고 사랑
그것 보다 더 큰 것은 
당신 이외엔 아무 것도 없나이다
그런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말씀이 빛이 되시어 인간으로 오신
당신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