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길 

하느님의 어린양을 바라보며
어쩌면 저렇게 무르익나
사람이 어린양이 되다니
모든 것을 통달하신 분이
동물 중에 가장 여린 양
그것도 어른 양도 아닌
어린 양으로 거듭나다니
이건 작정하고 희생하는
그런 분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이해불가능 하다
양은 동물 중에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 방어할 능력
그 자체를 못 가진 존재
그러기에 양치기에 개까지
따라 붙이지 않는 한 
보호할 수 없는 그런 류다
양의 습성 상 귀소본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우며
길을 잃었다하면 방향감각도
자기방어용 뿔 발톱 빠른 발
그 아무 것도 지니질 못했다
길을 잃는 순간 죽음이다
그러니 맹수들이 얼마나 
좋아하는 대상인가 말이다
그런 가장 유약한 동물을
어쩌자고 하느님의 어린양
운운 하시면서 괴롭히실까
허나 잘 생각해 보시라
몽땅 내어주지 않고 
새로운 생명이 날 수 있는가
무엇이든 죽지 않고
부활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해서 이사야는 예언하길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그분을 바로 십자가의 어린양
그분으로 예언을 하신 것이다
이 길 이상의 길은 없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