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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와 세례의 은총
그분의 출가를 보며
무엇이 그를 움직였나
30년 나자렛의 수행
목수의 삶과 구원의 길
거기서 뭔가 기운을 느껴
꽉 찬 때를 감지하고는
먼지 뭍은 작업복을 벗고
간단한 외출복과 괴나리봇짐
뭔가를 챙기시는 모친께
그냥 이것으로 충분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큰절 올리고 떠나는 청년
몽땅 버리고 떠난다
요셉과 마리아인들 왜
아들의 떠남이 안 슬프겠나
허나 누구나 때가 되면
이별은 있는 법이니
새로운 때를 기약하며
성가정은 이렇게 이별했다
어디를 향해 떠나는가
분명 요르단 강을 향한다
그곳엔 이미 인산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물로 세례를 받고 거듭나
기뻐하는 그 대열 끝에
잘생긴 청년하나가
아니 저분은 아닌데
아니 됩니다 정말로..
제가 오히려 세례를 받아야
옥신각신 하다가 지금은
그대로 세례를 주세요
곧 세상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니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순명과 함께 이뤄진 세례
물위에서 올라오시는 그분
완전히 세상이 바뀌었고
공생활의 서막을 알렸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