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떠나라 하는데     

사람은 죽어야할 이유는 없나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다 죽겠다
난리도 아닌 가운데에서도
칙칙한 고목을 뚫고 나오는
목련을 보면서 웃어본다
목련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왼쪽 발밑에 있는 민들레가
낮은데 있다고 무시 하나요
나도 여기서 이렇게 건재한데
목을 돌려 사방을 둘러보니
개나리 튜울립에 수선화까지
아예 합창을 하고 있다 
그렇다 죽겠다죽겠다 하면
진짜 죽을 일만 남지만
그 가운데서도 옆만 잘 봐도
저렇게 신선하게 계절을 향해
손짓하는 친구들이 있질 않나
우리는 힘들면 힘든 그 이상
뭔가 주위를 둘러보자
그냥 보는 것을 넘어
친구들이 안녕한지 메시지 한 장
남길 만한 여유를 가진다면
오는 봄을 누가 막을 것이며..
해서 여름이 오기 전에 코로나는
뜨거운 여름이 무서워서라도
미리 물러설 준비를 마쳤으리라
이때 대유행의 전염병을 향해
가라 가라 떠나가라 하고
기도하면서 밀쳐내는 가운데
의료진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면
그들도 저절로 놀래 떠날 것이다
우리가 똘똘 뭉쳐 살아가는데
싫다는데 코로나가 무슨 낯짝으로
끝까지 버텨낼 수 있겠습니까 
지도 지 꼬라지를 알지 않겠습니까
자연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이젠 너도 떠나라 하시는데
진들 끝까지 버틸 수 있겠습니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