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눈을 떠라   

눈은 껌뻑이라고 있기도 하지만
진짜는 온전히 보라는 것이다
눈을 통해 마음의 눈까지 
온전히 다 동원해서라도
하느님이 주신 모든 것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다 보고
그것을 이웃사랑과 하느님
사랑으로 현현시키라고
눈과 마음을 준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눈
그리고 마음의 눈을 본다
얼마나 정상적으로 사용 했나
그러면서 시각장애인인
그들의 마음의 눈을 살핀다
그들은 분명 못 보고 있다
그런데 마음을 살펴보면
마치 천상의 삶을 살듯이
아니 그분의 눈으로 보듯이
너무나 선명하고 분명하다
마치 맑은 아침 햇살처럼 
영롱함을 지녔음에 놀란다
동경에서 만났던 마루오카씨
그분은 태생 시각장애인이다
근데 나는 그분 앞에서 울었다
멀쩡히 눈을 뜬 내가 
그분이 차려준 그것도 잡곡밥에
한상을 받아서 먹고 있다는 
그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것뿐인가 옥구슬 같은 목소리
안 보여도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에서 오는 영적느낌
거기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의 깊이가 참 놀랍다
그 복잡한 동경시내의 시설들
그걸 스케즐링하고 안내하는데
난 눈을 뜨고 있어도 못했는데
그녀는 늦은 나이에도 이렇게..
그러니 그녀는 영적임이 분명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