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뿌리를 보라    

이천 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분이 비참하게 맞이했던
수난과 죽음 앞에 서 봅니다
누가 이렇게 선하고 공정하신
그분을 이렇게 만들었나요
우리는 서로 너지 하면서
손가락질을 많이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니지요 했던
그 사람처럼 때론 나도
똑같이 그분께 상처를 입혔고
삿대질에 못질까지도 했으며
결국엔 그 대열에 함께하면서
시기와 질투와 조롱과 협박
끝내는 그분을 죽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안 그런 것처럼
멀쩡히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천 년 전에만 이런 일이
일어났던 것처럼 태연히
있는 군상들을 바라보면서 
끔찍한 인간의 속을 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의 공격에 대해
그 뿌리를 온전히 봤나요
무엇이 이걸 만들어 냈을까요
우리는 공포에 떨며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어쩔 수 없이 격리 합니다
이천 년 전의 그분의 상황과
무엇이 다르다 할까요
우리는 우리 잘난 인간들
그것도 소수의 인간들에 의해
자연이 마구 파괴되어 가고
동물이 살육 당하고 있으며
하등의 인간은 인간취급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분처럼 수난 고난 끝에
결국 처형당하는 꼴을 만듦이
이런 상황을 낳은 것은 아닌지요?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