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들이 간 길

 

우리는 각자의 성소 앞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위해

오늘도 마음의 눈을 뜨려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혼인을 한 이들은 각자의

일터에서 혼신을 다해

가족들을 위해 불사릅니다

이 땀방울들이 모여서

결국은 성가정을 이룹니다

수도자들은 한숨 한숨의

기도 방울이 모이고 모여

마음의 눈을 뜰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세상의 구원을 향해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제 각기의 성소

그것을 위해 선택한 삶

그것이 꽃 피고 열매 맺는

그날까지 열심히 그물을

던지고 또 던질 것이며

그물을 던질 힘이 없는 이는

초원의 어린양들처럼

목자를 굳게 믿고 따릅니다

그들에겐 시각과 후각이

아주 약하기 때문에

오로지 청각에 의존해서

그분만을 향해 따를니다

절대적인 순명의 길이자

철저한 믿음의 길입니다

갈릴리의 제자들을 보십시오

그분들도 처음부터 큰 용기

그것이 넘친 것은 아니었기에

기꺼이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또 응답하자

바다를 건널 용기와 결단

그 안에서 끝까지 그분의 길을

가고 또 갈 수 있는 은총이

결국 성인의 길을 닦았습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