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과 죄를 도려내는 거룩한 도구                  

천국의 열쇠를 받은
그분도 연약한 인간이었기에
천국과 지옥을 몇 번씩 오가며
참 사람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냐
이에 서로 머뭇거리고 있는데
성격이 급하면서도 차분하게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거침없이 일사천리로 답하여 
게파에 수석에 애제자가 됩니다
그럼 뭐 합니까 한 순간에
지옥에 떨어지는 돌이 됩니다
말 그대로 천박한 돌입니다
주님을 절대로 안 버리겠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코너에 몰리자
그것도 세 번씩이나 배반합니다
그 대가로 사탄아 물러가라
수석에서 사탄으로의 전락입니다
잠결에 하늘의 신비를 보자
황홀경에 빠진 그 상태에서 
헛소리로 약속을 합니다
초막 셋을 지어 봉헌하겠습니다
이렇게 겁 많고 뻥쟁이인 그가
그럼 무엇으로 하늘 문의 주인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신비이자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바오로는 안 그랬던가요
말 그대로 경건한 바리사이파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지식파
달변도 그런 달변이 없습니다
거기다 그분의 제자들을 
마치 짐승 다루듯 막 다룬
그런 비열한 인간이 어떻게
교회의 쌍두마차가 되었을까요
베드로가 하늘의 열쇠였다면
바오로는 교회의 칼이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칼이 되었을까요
그건 선량한 사람을 죽이는
그런 무시무시한 칼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죄를 도려내는
그런 거룩한 칼이 되라 심이고
절대적인 회개의 도구인 칼
그것으로 교회 안에 영적도구
그것으로 거듭날 때 
그분은 우리를 새사람
바로 베드로와 바오로처럼 
거룩하게 우리를 하늘로 이끌 것입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