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을 비유면서              

회칠한 무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라
사후에도 처리를 잘 했다
근데 사후의 세계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 삶의 세계
이것이 정말 중요함을 깨닫는다
제 아무리 무덤을 잘 쓴다 해도
그것이 그리 대수인가 
물론 무척 좋아 보이긴 하다
서오릉엔 많은 이가 산보 한다
그만큼 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거기 묻힌 영혼이 구원 되었나
이것이 더 중요한 일 아닌가
그분도 죽은 사람들을 비유로
바리인과 율법학자를 지칭하며
그렇게 살지 말기를 원했다
그럼 그들만 나빴다는 애긴가
분명 그건 아니다 그 부류에
들지 말기를 원한 것이다
원치 않은 일이지만 한 때
무덤을 파헤치는 일에 가담 해
많은 무덤을 보며 정리했었다
그때 깨달은 것 하나는
죽은 자의 무덤만 봐도
그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음을 나름 보면서
야! 세상 삶이 만만치 않구나
왜 폭군들이 떠나면서 회개로
자신의 손을 내놓고 장사지내라
무덤의 흙에서 향기가나고
그 흙이 피부에 효험이 있다
이래서 마구 파헤쳐지는 수모
죽어서까지 수난에 오르기 전에
쓰레기통이 차면 비우듯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라는
이 말씀이 회칠한 무덤을 능가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