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만 더(10/23토)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음이

꼭 나무 탓만 해야 하는 걸까

그럼 열매가 하나도 안 열도록

그대로 내버려 둔 집사는 뭔가

그냥 열매만 수확하면 되는가

해서 우리는 종합적인 안목

이것이 꼭 필요하리라 본다

미리미리 농장 돌아가는 꼴

그것을 정확히 보는 매의 눈과

거기에 적정하게 필요한 것들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능력

거기다가 미래를 볼 수 있는

거시적인 영적 안목까지 갖춘

그런 인물로 거듭나길 강조하는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언제 저런 차원에 나가나

무엇보다도 우선 그분처럼 

주위를 정확하게 살필 수 있는

식별의 능력이 필요할 것이고

제아무리 밭과 씨가 시원찮아도

지극정성을 다하는 사랑의 땀방울

그 속에 잎 나고 꽃피고 열매 맺는

자연의 섭리와 그분의 은총을

누가 감히 저지할 수 있겠는가

세상의 순리는 바닥을 치면

반드시 올라오는 순간이 있어

딱 한 번만 기회를 청하는 

황금빛 이마를 지닌 농부의

땀방울 속에 맺힌 성실한 모습

거기에 그분도 토를 안 단다

기회는 그냥 오지 않는다

철저하게 그분께 매달리는 순간

거짓말처럼 꺼져가는 고목에서도

다시금 새싹이 돋아나기도 하며

끝내 아주 찐하고 실한 무화과를

그분께 선물하는 그 시간이 올 것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