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농사(11/26금)

 

가장 명석하고 영특한 이는

때를 잘 알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식탁의 대화에서

일기에서부터 정원의 나무

모든 것에 대해 훤히 꿴다

근데 자신의 마음의 흐름과

차원을 더 높이는 영적 삶

이 영역의 흐름엔 둔하다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가는

이런 늦가을을 바라보면서

여러 비유들을 만들어 낸다

또 비유로 끝내는 것을 넘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끝까지 나무에 매달리는 잎

그것은 있을 수 없으나

담장에 그려진 나뭇잎은 

항구하지는 않으나 오래가고

마음속에 새긴 나뭇잎은 

항구함을 넘어 영원하다 

이처럼 그때 그때가 다르나

그때를 어떻게 타고 넘는가

여기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저것이 마지막이네 하고

내가 좌절하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땐 모든 것이 끝이 되나

아니야 나는 그분을 믿어

그분은 나뭇잎 하나 쯤이야

더 만들 수도 있고 

다시 풍성한 여름의 잎처럼

풍요롭게 만들 수 있기에

내가 마음의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시간과 세상은

완전히 달라 짐을 봐야한다

현재는 초월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근데 그것을 보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적다

그건 그분만의 비밀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