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창고(2/27일)

 

입은 결코 거짓이 없다

몸과 마음의 저장된 곳에서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이 

바로 자신을 대변하듯이

내 집의 창고에 없는 것이

결코 식탁에 오르지 않는다

내 머리와 마음속에 없는

그 무엇이 나올 수 있겠나

그러므로 식별의 참 안목이

우리에겐 꼭 필요한 것이다

옹달샘을 보라 열심히 산속

정화수와 같은 맑은 물을

퐁퐁 솟게 하여 흐르게 한다

정갈한 물을 흘려보내기에

모든 자연이 좋아한다

산토끼에서부터 새 물고기

모두가 친구가 되어준다

아니 모친과 같은 젖줄이다

내가 무엇을 저장했다가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제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음을 본다

해서 티가 들보로 바뀌기 전에

그 모든 잡것을 빼내놓으면

적어도 위선자 소리는 안 듣고

나아가 엉뚱한 사람을 넘어

양식을 가꾸는 참사람이 되어

세상에 빛으로 거듭나는 존재

그쪽을 향해 달릴 것이다

나무로 말한다면 여름에 푸르러

가을엔 풍성한 열매를 맺어

모든 이를 살찌우게 하는

인기 있는 존재로 거듭나

그분의 길을 걸을 것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평생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늘 마음을 닦으면서 살다 보면

어느새 제가 후 치국 평전 하

그런 삶을 산 사람의 마음은 하늘이 창고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