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의 아침을 맞으며(3/2수)

 

다시 고요하게 마음 가다듬고

사순의 단식을 하는 맘으로

그분 앞에 좌정을 한다

어디까지 깨달을 수 있을까

뭘 하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위에 덕을 쌓아 올려서

그분으로부터 내려오는 은총

그 진수를 맛보는 그런 시간

해도 그 핵심 안으로 들어가는

그런 시간에 참 맛과 멋은

뭐니해도 회개가 제맛이다

회개는 누가 봐줘서 하는 것

그런 것이 분명 아니기에

그분도 말씀하신다 폼잡지마라

골방에 고요하게 들어앉고

괜히 불쌍한 척하지 말며

오히려 머릿기름을 바를지언정

형식적인 거푸집은 집어쳐라

뭔가 보이기 위한 것은 

모두가 위선이고 거짓이니

바리사이의 위선을 거둬라 

그리고 진실 앞에 놓은 나

그것이 뭔지를 직관하라

그때 평정을 찾을 것이다

자선을 베풀어도 소리가 없어

받은 사람이 참 고마워하기에

그가 하느님 벗이려니 하는

그런 마음으로 베풀어라

그러다 보면 그분께서 다 보시고

큰소리치며 흉내 내는 사람보다

더 큰 하늘의 상을 내릴 것이다

보이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이미 받을 것을 다 받았다

그러기에 그 이상의 것은 없다

그러니 골방에 들어가 깨닫는

그 시간까지 회개에 덕을 쌓으면

사순을 가장 거룩하게 보낸

그런 사람이기에 참 행복하다.

 

이인주신부